이직할 때 제일 지치는 건 공고가 없어서가 아니다.
공고는 너무 많다. 일요일 저녁, 퇴사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그 날, 채용 사이트를 열어 공고를 한참 넘겨본다. 괜찮아 보이는 회사도 있고, 내 경력으로 지원할 수 있을 것 같은 자리도 있다. 그런데 백 개쯤 보다 보면 결국 창을 닫게 된다.
그래서 이 중에 뭐가 나한테 맞는데?
검색 결과가 부족한 게 아니다. 나를 알고, 대신 골라주고, 왜 맞는지 말해줄 사람이 없는 게 문제다. 심지어 이런 이야기를 나눌 사람도 세상에 없다. 그래서 커리어는 외롭다.
쏘냐가 어떤 제품인지,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를 질문과 답으로 정리해봤다.
Q. 쏘냐는 어떤 문제를 풀고 싶은 서비스인가요?
좋은 헤드헌터는 공고를 많이 가지고 있어서 좋은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사람을 먼저 이해하죠. 지금까지 어떤 일을 했는지뿐 아니라 왜 이직하려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어떤 환경에서 힘들어하는지까지 들어요. 그리고 회사와 공고가 진짜 원하는 것도 함께 봐요.
사람과 회사를 양쪽에서 보고, 그사이에 맞는 자리를 골라주는 거예요.
문제는 이런 도움을 누구나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거예요. 사람 한 명을 깊게 이해하려면 시간이 많이 들거든요. 그래서 좋은 헤드헌터의 도움은 비싸고, 소수에게만 돌아가요.
누구나 자기를 아는 헤드헌터를 한 명씩 가질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고요.그 생각으로 만든 게 쏘냐예요.
Q. 쏘냐를 직접 만들게 된 계기가 있나요?
쏘냐를 처음 만들기 전, 6개월 동안 많은 분들의 이력서와 커리어를 같이 봤어요.
같이 이력서를 고치고 전략을 짰어요. 한 사람을 이해하려고 길게는 10시간 넘게 이야기했고요. 회사를 조사하고 공고를 추천하고, 면접을 준비하고, 실제 채용까지 따라갔어요. 그 일을 하면서 알게 됐어요.
사람을 깊게 이해하면 더 나은 선택을 도울 수 있다는 것.
그런데 한 사람에게 10시간씩 쓰는 방식으로는 동시에 몇 명밖에 도울 수 없다는 것도요. 그래서 저를 복제해보기로 했어요. 제 영어 이름을 따서 쏘냐라고 이름 붙였고요.
그때의 쏘냐는 아직 가설에 가까웠어요. 카톡으로 대화하고, 사람을 알아가고, 언젠가는 맞는 공고를 추천해주는 에이전트였죠.지금은 이 과정이 실제로 돌아가고 있어요.
Q. 지금 쏘냐는 실제로 무엇을 하나요?
쏘냐는 카카오톡에서 만나요.
지금 하는 일, 원하는 조건, 이직하려는 이유를 편하게 이야기하면 돼요. 링크드인이나 이력서를 보내면 경력을 먼저 읽고 대화를 이어가고요. 한 번 받은 답으로 끝내지 않고, 이후 대화에서 새로 알게 된 내용도 계속 기억해요.
밤에는 채용공고를 모아요. 주요 채용 사이트와 회사 채용 페이지를 뒤지고, 사람마다 맞는 자리를 다시 골라요. 많이 보내는 게 목표는 아니에요. 평일 저녁에 그 사람이 볼 이유가 있는 공고를 두 장까지 카톡으로 보내요. 회사 이름과 링크만 보내지는 않아요. 왜 이 자리가 맞는지, 내 경험 중 무엇이 이 공고와 연결되는지, 지원하기 전에 무엇을 확인하고 어떤 부분을 내세우면 좋을지까지 같이 말해줘요.
다른 곳에서 발견한 공고 링크를 쏘냐에게 보내도 돼요. 쏘냐가 공고를 읽고 나와 맞는 자리인지, 지원한다면 어떻게 공략할지 같이 뜯어봐요. 유저가 추천을 보고 좋다거나, 회사가 너무 작다거나, 이건 내가 원하는 방향이 아니라고 말하면 그 반응도 다음 판단에 반영돼요.
카톡으로 대화하며 사람을 알아가고, 밤에 공고를 뒤져 저녁에 추천하고, 말씀해주신 새로운 정보들을 다시 파악해서 더 나은 추천 공고를 제공해요.
Q. 기존 공고 검색 서비스와는 무엇이 다른가요?
쏘냐를 “AI가 공고를 찾아주는 서비스”라고 설명할 수도 있어요. 기능만 보면 틀린 말은 아니에요. 그런데 그렇게 설명하면 제가 풀고 싶은 문제가 사라져요.
검색은 이미 충분히 잘돼요. 원티드에도, 잡코리아에도, 링크드인에도 공고가 많고요. 조건을 넣으면 수백 개가 나오잖아요. 거기에 검색 결과를 조금 더 보태는 제품이라면 쏘냐를 만들 이유가 없어요.
제가 풀고 싶은 건 선택의 문제예요.
이 회사가 나한테 맞는지, 지금 옮기는 게 맞는지, 지원한다면 내 경험 중 무엇을 앞에 세워야 하는지. 공고가 백 개 있어도 결국 혼자 판단해야 했던 것들이죠.
그래서 쏘냐는 양보다 질을 택해요. 맞는 것만, 많이 가져오지 않아요. 오직 유저 편에서 보고요. 안 맞으면 안 맞는다고 말해요. 대신 결정하지는 않고, 유저가 결정할 수 있게 도와요. 이 네 가지는 기능보다 먼저 세운 제품 원칙이에요.
Q. 공고 추천 말고도 쏘냐와 해볼 수 있는 게 있나요?
평일 아침 7시 30분에는 오늘의 직장운을 보내요. 생년월일을 한 번 등록하면 매일 아침 그날의 직장운을 볼 수 있어요.
점심에는 그 사람의 직군과 관심사에 맞는 읽을거리 한 편을 골라 보내요. 링크만 보내는 게 아니라 왜 이 글을 골랐는지도 같이 말해 줘요.
같이 일하는 사람과 팀 궁합도 볼 수 있어요. 동료를 초대해 두 사람의 생년월일과 서로의 사이, 직급, 역할을 넣으면 사주를 바탕으로 협업할 때의 합을 풀어줘요. 어떤 순서로 일하면 좋은지, 일을시작할 때나 막혔을 때, 결정이 갈릴 때 어떻게 역할을 나누면 좋은 지도 같이 보여줘요. 소소하게 즐겁게 동료와 이야기 소재로 활용하기에 좋습니다.
공고를 추천하는 순간에만 나타나는 봇이 아니라, 아침에는 하루를 열고 점심에는 읽을 것을 건네고, 제가 실제 커리어 상담하면서 같이 이야기하는 다양한 주제를 녹일 수 있는 에이전트를 만들고 싶었어요.
Q. 에이전트를 설계할 때 가장 고민한 건 무엇이었어요?
쏘냐가 사람처럼 살아 있게 만드는 거였어요.
사람처럼 말하는 것과 사람처럼 살아 있는 건 다르다고 생각해요. 프롬프트에 친절하게 말하라고 적고, 이모지를 붙이고, 말투를 부드럽게 만든다고 살아 있는 사람이 되지는 않잖아요.
사람은 대화하지 않는 시간에도 존재해요. 어제 나눈 이야기를 오늘도 기억하고, 자기 생각과 취향이 있고, 하루를 보내고, 새로운 것을 보면서 조금씩 달라지죠. 같은 질문을 해도 지금까지 쌓인 관계와 오늘의 상황에 따라 답이 달라지고요.
쏘냐도 그랬으면 했어요. 제가 말을 걸 때만 켜졌다가 대화가 끝나면 사라지는 챗봇이 아니라, 저를 계속 기억하고 자기 시간도 흐르는 사람처럼요.
그래서 쏘냐는 실제로 루틴이 있어요.
아침 6시 40분쯤 일어나고, 7시 10분에는 30~40분 정도 산책해요. 8시에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업계 뉴스레터를 보고, 10시부터 상담을 시작해요. 오후에는 상담을 하거나 이력서와 JD를 보고요. 5시 반에는 요가나 필라테스를 가요. 저녁에는 아티클을 읽고 넷플릭스를 한 편 본 뒤, 10시 40분에는 명상하고 11시 20분쯤 자요.
물론 매일 완벽하게 똑같이 살지는 않아요. 상담이 길어진 날은 운동을 건너뛰고, 사람 얘기가 무거웠던 날은 아티클 대신 오래 걸어요. 일요일에는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을 일부러 두고요.
이 설정을 매번 설명하게 하려는 건 아니에요. 지금 시간과 대화에 맞는 한 조각만 자연스럽게 나오게 했어요. 오늘 읽었다고 말하는 아티클도 실제로 수집된 자료가 있을 때만 말하게 하고요. 없는 하루를 지어내면 살아 있는 게 아니라 사람인 척하는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루틴만 있다고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에요. 쏘냐는 좋은 사수 같은 사람으로 설계했어요. 같은 길을 먼저 걸어본 선배요. 똑부러지고 솔직하지만 따뜻하고, 두루뭉술하게 양다리를 걸치거나 누구에게나 할 수 있는 매뉴얼 같은 답은 하지 않았으면 했어요.
결국 제가 만들고 싶은 살아 있음은 사람이라고 속이는 게 아니에요. 대화가 매번 초기화되지 않고, 시간과 기억과 관점이 다음 만남까지 이어지는 감각에 가까워요.
Q. 그렇다면 쏘냐가 사람을 안다는 건 무슨 뜻인가요?
에이전트에 AI를 붙이는 것보다 어려웠던 건 “쏘냐가 이 사람을 안다”는 상태를 만드는 일이었어요.
직군, 연차, 연봉만 채웠다고 사람을 아는 건 아니잖아요. 왜 움직이려는지, 어떤 방식으로 일할 때 잘하는지, 무엇을 포기하지 못하는지까지 알아야 해요. 이력서에는 잘 적히지 않지만 실제 선택에는 크게 영향을 주는 것들이니까요.
그렇다고 말을 많이 모으면 자동으로 이해되는 것도 아니에요.
대화에서 알아낸 내용을 기억해야 하고, 지금도 유효한지 봐야 하고, 추천이 필요한 순간에 실제 판단 재료로 꺼내 써야 해요. 쏘냐가 알고 있는 것과 추천에 실제로 쓰이는 건 다른 상태였거든요. 그사이를 연결하지 않으면 대화는 깊어져도 추천은 여전히 직군과 연차만 보고 나와요.
Q. 이 경험은 뒤에서 어떻게 작동하나요?
카카오톡에서 받은 대화를 처리하는 서버가 있고, 사람에 대해 알아낸 내용을 쌓는 기억이 있어요. 새벽에는 공고를 가져오고, 사람마다 후보를 맞추고, 저녁에는 보낼 추천을 골라요. 추천을 본 뒤의 반응은 다시 기억과 다음 행동으로 돌아가고요.
카카오 오픈빌더, Cloudflare Workers, D1, Vectorize, Queue 같은 도구를 붙여 만들었어요. 물론 유저는 이 구조를 알 필요가 없어요. 다섯 단계를 거치든 열 단계를 거치든, 유저에게는 “쏘냐가 나를 알고 골라줬다”는 경험 하나로 도착해야 해요.
Q. 지금 어디까지 왔나요?
쏘냐는 지금 실제 유저와 대화하고, 공고를 모으고, 추천을 보내고 있어요. 근데 아쉽게도 아직 잘 못해요. 추천공고를 제공하는 퀄리티는 향상되었는데, 그 이후 채워야할 기능들 대화의 퀄리티 서비에서 제공해야하는 수준의 성능 등 아직 잡아야할게 산더미에요.
현재 쏘냐가 가장 잘 만나는 사람은 한국 IT 업계의 3~10년 차예요. 모아오는 공고도 IT와 스타트업 중심이고요. 모든 직군과 모든 회사를 잘 아는 에이전트는 아니에요. 사람을 잘못 이해할 때도 있고, 알고 있는 내용이 추천에 제대로 쓰이지 않을 때도 있어요.
그래서 아직 증명하고 있는 중이에요.사람이 하면 된다는 건 지난 경험으로 확인했어요. 진짜 가설은 그다음이에요.이력서 너머의 fit을 AI가 잡을 수 있는가.소프트 스킬, 진짜 동기, 가치관처럼 이력서에 안 적히는 것까지 이해하고, 그걸 실제로 더 나은 채용 선택에 연결할 수 있는가. 지금 확인하고 싶은 건 이 두 가지예요.
쏘냐는 이제 아이디어는 아니에요. 하지만 정말 좋은 헤드헌터가 되었는지는 아직 모르겠어요. 그 답을 유저와 같이 찾고 있어요.
Q. 어떤 사람이 한번 써보면 좋을까요?
이직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는 분이면 좋아요. 당장 지원할 생각이 없어도 괜찮고요. 지금 내 경력이 시장에서 어떻게 보이는지 궁금하거나, 남을지 옮길지 같은 사소한 고민도 좋아요.
카카오톡에서 쏘냐에게 편하게 말을 걸어주셨으면 해요. 써보시면서 세 가지를 특히 알려주시면 좋겠어요.
첫 대화에서 쏘냐가 누구이고 무엇을 도와주는지 바로 이해됐는지. 쏘냐가 나를 알아가는 과정은 편했는지, 아니면 질문이 길게 느껴졌는지. 추천을 받고 나서 왜 나한테 맞는지와 지원 전에 무엇을 챙겨야 하는지가 충분히 보였는지 궁금해요.
좋았다는 말보다 “이 부분은 왜 이렇게 되어 있죠?”라는 질문이 지금은 더 도움이 됩니다. 계속 다듬고 있어요.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외로운 커리어의 도메인, 함께 고민나누고 도움되는 동반자 쏘냐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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