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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플레이리스트'를 PM의 시선에서

셩PM · 2026-07-17
스포티파이라는 전 세계인들이 쓰는 프로덕트, 그리고 그걸 만든 사람들

전 세계 사람들이 음악을 듣는 서비스 '스포티파이'다. 음악 스트리밍이라는 시장 자체를 만든 서비스이다.

2026년 1분기 기준 월간 활성 사용자 7억 6,100만 명, 유료 구독자 2억 9,300만 명. 분기 매출 45억 유로. 2025년 한 해에만 음악 업계에 110억 달러 넘게 지급, 누적으로는 700억 달러에 가깝다.


스포티파이가 나오기 전, 사람들은 음악을 불법으로 내려받았다. 음반사는 그걸 막느라 싸웠고, 아무도 이 싸움을 끝내지 못했다. 스웨덴의 작은 회사가 여기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훔치는 것보다 더 쉬운 서비스를 합법으로 만들었다. 넷플릭스에 그 창업기를 다룬 드라마 '플레이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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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기반이다. 나는 이 장르를 사랑한다. 스타트업 이야기는 특히 그렇다. 아니, 그냥 회사를 좋아한다. 사람들이 모여서 없던 걸 만들어내고, 그 안에서 부딪히며 굴러가는 과정. 그 과정을 보는걸 즐거워한다. 각 화마다 창업 초기의 중요 인물 한 명의 시점으로 같은 시기를 다시 비춘다. 창업자 다니엘 에크, 파운더 마르틴 로렌손, 개발자 안드레아스 엔, 변호사 페트라 한손. 그리고 대립하는 소니뮤직 스웨덴 지사장 페르 순딘과, 마지막 화에서는 아티스트의 시점까지.


나는 인물에 관심이 많다. 특히 초기 창업자들. 그래서 인물 중심으로 짜인 이 드라마가 더 와닿았다. 이 글은 그 네 명에 대한 내 시선에서의 기록이다.


#1. 되게 만드는 사람, 마르틴 로렌손

창업자는 두 명이다. 제품을 만든 CEO 다니엘 에크, 그리고 자금을 담당하는 마르틴 로렌손. 둘 중 누가 더 인상 깊었냐고 하면, 솔직히 로렌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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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손은 이미 성공한 사람이었다. 1999년에 트레이드더블러라는 회사를 세웠다. 유럽 최초의 제휴 마케팅 플랫폼이었고, 상장까지 갔다. 그 지분을 팔아 7천만 달러를 벌었다. 이미 부자가 되었다. 에크와는 그 회사가 에크의 광고 스타트업 애드버티고를 인수하면서 만났다. 2006년, 인수가는 1천만 크로나. 에크는 그 돈으로 스물세 살에 백만장자가 됐다. 페라리를 샀고, 은퇴했다.


둘 다 이미 부자였다. 그런데 둘 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그것도 음악 시장이라는, 새로운 도메인으로. 그 뒤로 그는 에크를 끊임없이 지지했다. 이 제품이 될 거라고 의심하지 않았고, 계속 베팅했다. 보통은 불가능한 설득을 해냈다. 다른 투자자를 붙이는 것도, 제품이 될 때까지 버티는 것도, 필요한 인재를 데려오는 것도 전부 로렌손이 해냈다. 로렌손만 할 수 있는 특유의 그의 능력으로.


넷플릭스가 그의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문구가 이렇다. 설립 초기 5년 동안 다니엘의 실수를 돈으로 메워준 사람. 좋은 제품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걸 되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 에크도 물론 인상 깊었다. 개발 천재였고, 작은 제품을 이미 엑싯해본 성공 경험이 있었다. 제품의 원리를 직접 만들었고, 기준이 철저했고, 그 기준을 위해 밀어붙였다. 그 시절엔 흔하지 않던 개발자 문화도 그가 만들었다. 다만 그것만으로는 이 회사가 굴러가지 않았다는 게 이 드라마의 핵심이다.


#2. 제품을 보는 눈이 있는 변호사 페트라 한손

변호사가 정말 감명 깊었다. 제품이 있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굴러가지 않는다. 저작권이 걸려 있고,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해진다. 제품 만드는 건 결국 돈이다. 인력비, 서버비, 그 외 전부. 당연히 투자는 필요하다. 하지만 돈을 벌지 못하면 사업 구조는 유지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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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스트리밍은 특히 그렇다. 아무리 잘 만들어도 음반사와 계약이 안 되면 틀 곡이 없다. 제품만으로는 절대 안돌아가는 구조. 음악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이해해야 하고, 그들의 협조가 있어야 제품이 돌아간다.

앞에서 본 700억 달러라는 숫자가 그래서 의미가 있다. 스포티파이가 음악 업계에 지급한 누적 금액이다. 이 회사는 음반사를 이겨서 살아남은 게 아니다. 음반사가 돈을 벌게 만든것이다. 그래서 음악을 틀 수 있었고

BM의 모델도 변호사의 머리에서 나왔다는 게 흥미로웠다. 덕분에 콘텐츠 시장과 음악 시장 자체에도 관심이 생겼다. 저작권이라는 구조 위에서 사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 판이 궁금해졌다.


#3. 원칙과 융통성 사이에 있는 개발자, 안드레아스 엔

안드레아스는 결론적으로 본인이 생각한 것과 뜻이 맞지 않자 떠난다. 그 결정이 멋졌고, 그의 원칙에도 동의한다. 다만 나는 비즈니스 쪽에 인사이트가 더 있는 사람이라, 조금만 더 융통성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중간 개발 과정에서 기준치를 자꾸 낮추면서 타협하려는 모습이 멋져 보이지는 않았다. 그래도 책임감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해냈던 건 감명 깊었다. 에크의 푸시가 있었던 것도 중요했다고 본다. 개발을 사랑했고 코드를 사랑하는 개발자. 그런 사람이 제품에 몰입했기에 세상에 없던 제품 당시 불가능했던 스트리밍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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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은 제품을 지킨다. 하지만 원칙만으로는 제품이 세상에 나가지 못한다. 이 둘 사이 어디에 설 것인가. 나는 아직도 답을 모르겠다. 하지만 그 사이 어딘가에서 시장의 반응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 에크가 말했던 인재의 밀도, 베스트 플레이어가 필요하다는 말. 나는 전적으로 동의하는 사람이다. 그 베스트 플레이어였던 사람.


#4. 물러날 때를 아는 용기

마지막에 로렌손이 회장직에서 내려온다. 실제로도 2016년에 그랬다. 에크가 CEO와 회장을 겸하게 됐고, 로렌손은 부회장으로 이사회에 남았다. 경영 거점이 유럽에서 뉴욕으로 옮겨갔다.


물러날 때를 알고 물러날 수 있는 용기. 내려놓고, 더 적합한 사람이 있다면 그 일을 더 크게 만들기 위해 자리를 비켜주는 것. 그거 어려운 일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제품이 되게 만드는 쪽을 선택했다. 참 멋지다.


그래서 나는 이 드라마를 이렇게 기록하고 싶다.

각자가 본인의 역할을 백 프로, 백이십 프로, 이백 프로 해냈기 때문에 지금의 스포티파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돈을 만드는 사람, 제품을 만드는 사람, 원칙을 지키는 사람, 계약을 뚫는 사람. 이 중 하나만 빠졌어도 저 7억 6,100만이라는 숫자는 없었을 것이다.


그 과정이 지금까지 정말 긴데, 그 여정을 계속 가고 있는 대표도 궁금하다. 엑싯할 수 있었을 텐데 20년 가까이 같은 프로덕트를 하고 있다.


초기 창업자들은 막대한 부는 아니어도 인생을 바꿀 만큼의 부를 얻었다고 한다. 이런 글을 쓰면서도 결국 부럽다. 직접 만든 프로덕트가 지금도 여전히 사람들이 사랑하는 서비스라는 것. 나도 언젠가 그런 걸 하나 만들어보고 싶다.


그리고 내가 다음으로 알아볼 것.

시장의 구조가 궁금하다. 음반사가 스포티파이와 함께하게 되었는지. 스포티파이는 음악 업계에 700억 달러를 지급하면서 어떻게 흑자를 내는가. 아티스트는 이 구조에서 얼마를 받는가. 등등

스포티파이를 기업분석을 해보려 한다.추가로 음악 시장구조는 어떻게 형성되어있고, 저작권이라는 구조 위에서 사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