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냐 · 주간 콘텐츠

머릿속 생각을 글로 꺼내는 게 어렵다면 AI를 써보자.

셩PM · 2026-07-03
AI로 글을 지어내는게 아니다. 내 글쓰기 어시스턴트를 고용하는것!

7개월 동안 거의 매일 썼다. 그렇게 180개가 됐다. AI 덕분이다. 그런데 오해는 말자. AI가 나 대신 글을 써주는 게 아니다. 나는 AI에게 글을 맡기지 않는다. 어시스턴트로 고용했을 뿐이다.


제일 어려운 건 손을 움직이는 것이다

글을 못 쓰는 이유는 대개 실력이 아니다. 머릿속엔 생각이 있는데, 그걸 끄집어내서 손을 움직이는 그 행위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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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화면 앞에 앉는다. 첫 문장을 쓴다. 지운다. 다시 쓴다. 대부분 여기서 멈춘다.

AI가 돕는 건 바로 이 지점이다. 잘 쓰게 해주는 게 아니라, 시작하게 해준다. 머릿속에서 손끝까지 오는 그 거리를 줄여준다.


나는 이렇게 쓴다

말로 시작한다.(가장 중요한 꿀팁) 처음부터 녹음 기능을 많이 썼다. 지금도 그렇다. 나는 말로 생각을 쭉 풀어내는 게 익숙하다. 그걸 녹음해서 AI에게 넘긴다.

녹음을 할 때마다 깨닫는 게 있다. 말에는 내 생각의 흐름이 그대로 녹아 있다. 글로 옮기려 각 잡으면 오히려 사라지는 것들이다. 말할 때의 흡입력이 글에도 실린다. 그래서 나는 완성된 생각을 쓰지 않는다. 말로 흘린 날것에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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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길에 쓴다. 지하철에서 걸으며 중얼거린다. 출근길에도, 퇴근길에도. 걸을 때는 계속 중얼중얼하며 생각을 뱉는다. 앉거나 가만히 있을 때는 중얼거리면 민폐니까, 그때는 뱉어둔 걸 글로 다듬고 정제한다. 걸을 때 만들고, 앉아서 고친다.

세션을 여러 개 열어둔다. 생각이 나면 그때그때 AI 세션을 하나 연다. 그렇게 다섯 개쯤이 늘 병렬로 열려 있다. 완성하려고 여는 게 아니다. 조각을 흩뿌려 두는 것이다. 바쁜 시기에는 주말에 벌려놓은 조각들을 모은다. 평소엔 흩어 두고, 시간이 날 때 정리한다. 주로 주말이나 휴일, 휴가 때다. 흩뿌려 둔 조각들을 모으면 하루에 글이 여러 개 나오기도 한다.

한 번에 앉아 완성하는 게 아니다. 흘리고, 모으고, 다듬는다.


어떤 글은 작가로, 어떤 글은 디렉터로 쓴다

많이 쓰다 보니 알게 됐다. 나는 글마다 다른 방식으로 쓰고 있었다. 설계한 게 아니다. 하다 보니 그랬고, 요즘에야 이걸 인지했다.

일단, 모든 메세지의 내용은 내가 정한다. 그리고 모든 글의 한 문장 한 글자 다 내 생각과 일치해서 글이 나와야한다라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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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AI와 쓸때 두가지 모드가 있다. 작가 모드와 디렉터 모드.

작가 모드는 서비스 분석 같은 글을 쓸 때다. 내가 아는 걸 정확하게 전달하는 글. 이때는 거의 다 내 손으로 쓴다. 기준이 하나 있다. 남한테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범위까지만 쓴다. 내 이름을 걸고 글을 쓰기 때문이기도 하다. AI는 마지막에 다듬고 검토하는 정도만 들어온다.

디렉터 모드는 에세이를 쓸 때다.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너무 많은 글. 하고 싶은 말이 넘쳐서 정보를 마구 나열하게 된다. 이때 AI를 많이 쓴다. 계속 대화한다. 이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 이 관점에서 이건 잘라내자. 이건 더 강조하자. 이 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것 같아. 흔들림이 많은 글일수록 디렉터 모드가 된다.

여기서 하나 짚고 싶다. 흔히 AI로 글을 쓴다고 하면, 잘 모르는 걸 맡긴다고 생각한다. 나는 반대다. 아는 게 넘쳐서 정리가 안 될 때 디렉터 모드를 쓴다. 맡기는 게 아니라 더 세게 지휘하는 것이다. 어시스턴트는 손이 빠르지만, 방향은 내가 준다. 목적을 계속 선택하는 사람은 나다. 그래서 디렉터다.


꿀팁: 이미지도 같은 방식으로 만든다

이건 사람들이 제일 많이 물어보는 것이다. 이 글에 들어간 손그림 이미지들, 어떻게 만드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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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도구. 원래는 Gemini를 많이 썼고, 요즘은 GPT도 성능이 좋아져서 둘을 왔다 갔다 쓴다.

이 손그림 스타일은 내가 직접 만들었다. 핀터레스트에서 원하는 그림체를 잔뜩 찾아보며 "이런 느낌"을 정하고, 그 레퍼런스를 AI에게 줬다. 스타일이라는 방향은 내가 정하고, AI는 그 방향대로 뽑는다. 글 쓰는 방식과

똑같다.

실전에서 쓰는 건 세 가지다.

영어로 프롬프트를 짜게 시킨다. 한글이 들어가면 이미지에서 글자가 깨질 때가 있다. 요즘은 성능이 좋아져 덜하지만, 그래도 프롬프트는 영어로 짜라고 한다. 그리고 영어로 짰을때 내가 원하는 감도가 정확하게 나오는걸 경험했다.

레퍼런스 이미지를 주고 감도를 잡는다. 내가 정한 그림체의 예시를 몇 장 주고, 그 감도가 나오게 프롬프트를 짜게 만든다. 손맛도, 퀄리티도, 나오는 방식도 여기서 일차로 잡힌다.

어디에 어떤 이미지가 들어갈지도 맡긴다. (예전엔 디렉션을 줬고 요즘은 최종 브런치글을을 보여주며 학습시킴) 글을 다 쓰면, 어느 지점에 어떤 이미지가 들어가면 좋을지 판단까지 시킨다. 그럼 글의 흐름을 보고 여기쯤 이런 이미지, 하고 프롬프트를 뽑아준다. 그 프롬프트를 복붙해서 이미지 모델에 넣고 뽑으면 된다.


처음부터 잘한 건 아니다

처음엔 정보를 전달하는 데만 집중했다. 내 생각은 어차피 정해져 있으니, 그걸 옮기는 게 목적이었다. 문장보다 정보가 먼저였다.

그러다 사람들이 읽고 반응이 생기니, 어느 순간 눈을 의식하게 됐다. 문장을 다듬기 시작했다. 직설적으로 써보기도 하고, 다르게 써보기도 하고, 안 쓰던 단어를 꺼내보기도 했다. 어떻게 쓸지를 탐색하던 때다. 내 글의 taste는 어떨때 나타나는지 AI를 어떻게 활용하면 어떻게 아웃풋이 나오는지 끊임없이 연구하는 과정.

그다음엔 쓰는 게 습관이 됐다. 관심은 어떻게 더 많이, 더 꾸준히 쓰느냐로 옮겨갔다. 하루 어디에 글쓰기를 끼워 넣을지 궁리했다. 지금의 루틴이 여기서 만들어졌다.

지금은 또 다르다. 정보도, 문장도, 습관도 아닌 다른 걸 생각한다. 두 모드 같은 것도 이 무렵에야 인지했다.
그리고 프로덕트 관점에서 글을 접근한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어떤 메세지를 어떤 경험을 하기를 바라는가. 나는 세상(?)에 어떤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는가. 가치를 만들 수 있는가? 관점에서의 검토도 해본다. 물론 그냥 기록용 글도 있다.


아직 다음 단계가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하다보면 또 다음 지점에 도달할 것이기 때문이다.

가끔 예전 글을 보면 부끄러운 것도 있다. 오타도 있고, 어설픈 것도 많다. 근데 뭐 어때! 라는 마음으로 지나간 시절을 짚어보는데에 사용한다. 내가 이렇게 걸어왔구나 라는 발자국이 되기도 한다.


나도 여기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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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원래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니었다. 정보를 나열하던 데서 시작했고, 부끄러운 글을 쌓으며 여기까지 왔다. 머릿속에 무언가 있는데 꺼내기 어렵다면, 나처럼 말로 흘려보는 것부터 해보면 된다. 완성하지 않아도 된다. 잘 쓰지 않아도 된다. 어시스턴트가 옆에 있으니까.

그 한 편이 당신의 첫 발자국이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