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 프로젝트 그냥 사이드이니까 편하게 시작할 수 있다. 가벼워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해본 사람은 안다 퇴근하고 내 여가시간을 포기하고 프로젝트를 하는게 얼마나 어려운것인지.
성과가 크게 없는데 지속이라고 하는 것만으로 조언을 구하는 경우가 있다. 지속 여부에 대해. 그때마다 다양한 답을 해줬다. 시간을 내어서 고민을 해봤다. 난 왜, 어떻게 지속하고 있는가? 7개월을 진행해보고서야 답이 보인다. 의지도 중요하다. 하지만 의지가 지속되려면 구조가 필요하다.
7개월은 생각보다 대단한 일이다
각자 일도 바쁜데, 퇴근하고 주 2회씩 모였다. 한 번에 2시간 이상. 온라인으로. 7개월 동안.
그 사이 모두에게 바쁜 시기가 다르게 찾아왔다. 누군가는 빠지고, 누군가는 이어갔다. 나도 그랬다. 최근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업무 외 시간을 아예 쓰지 못했다. 내가 잠깐 빠진 적도 있다.
제품도 한 번에 길을 찾은 게 아니다. 처음엔 내가 손으로 했다. 사람들 이력서를 봐주고, 면접을 같이 준비하고, 채용까지 따라갔다. 과정에서 제품을 2번 만들고 부셨다. 지금 다시 시도하고 있다. 시간을 내어서 계속 지속하는 것도 어려운데 불확실한 길을 계속 가면서 마음을 다잡으며 시도해보는 것은 배로 어려운 일이다.
7개월을 지속해보면서 느낀점. 그래서 계속 하고 있다는 것 그게 진짜 어려운 일이고 대단한 일이라는 것.
그래서 왜 계속하는가
퇴근하고 힘듦, 시간없음, 지속하기 어려운 구조에도 왜 나는 계속 사이드 프로젝트를 지속하는지 그 이유를 설명한다. 이게 나의 보상이다.
1. 막히지 않고 해본다. 다양한 제약 때문에 시도조차 못 해본 방향들이 있다. 여기선 팀원을 설득하고 납득하면, 의사결정 병목 없이 바로 간다. 서버도 LLM 비용도 우리 사비를 모아서 쓴다. 말 그대로 내 돈 내산이다. 그래서 내 의사로 끝까지 밀어볼 수 있다. 그 만족감, 성취감이 정말 큰 보상이다.
2. 내 힘으로 증명한다. 회사의 서포트도, 자본도 없이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보고 싶다. 시장에서 스스로 증명해냈다는 것. 그게 검증되면, 온전히 내 것이다.
3. 배운다. 어디서 본 개념을 직접 만들어보고 구조를 설계해본다. 프로덕트가 망해도 학습은 남는다. 결국 나한테 돌아온다. 이게 내 경쟁력이 되고 있음을 확신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의 AI공부, 활용도가 정말 높아졌다.
4. 반응이 온다. 유저의 반응이 좀 다르다. 바닥부터 내가 만들어서 그런지, 감회가 새롭다. 이 작은 신호 하나가 다음 주에 다시 앉게 만든다.
내 가장 큰 보상, 나는 친구들과 함께하고 있다.
이전 직장에서 이미 합을 맞춰본 사이다. 그래서 착 하면 착 알아듣는다. 성실하고 똑똑하고 착한 친구들과 함께해서 오래 지속할 수 있는 것 같다. 그 무엇보다 함께하며 계속 성장한다. 어디서 본 개념들을 실제로 만들어보고 구조를 설계해보고 프로덕트가 망해도 우린 학습하고 서로에게 배울 수 있다. 그 무엇보다 온라인으로라도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것이 즐겁다. (나만 그럴지도..) 그래서 이 친구들에게 잘보이고 싶다. 나의 별로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 또 내가 하자고 했기 때문에 더 잘 하고 싶다. 그래서 다른 약속 안잡고 다른 여가 안보내고 남는 시간을 사이드프로젝트에 쏟아도 아깝지 않다.
그럼에도 물리적으로 막히는 것들이 있다
가뜩이나 시간이 없는데, 물리적으로 막는 것들이 생긴다.
최근 카카오톡 비즈니스 채널을 쓰니까 승인받을 일이 생긴다. 알림을 보내야하는데 알림이 안간다. 문제가 생겼고 원인을 파악하는데 퇴근 후 시간 기준 3일정도 걸렸고 결국 카카오에 뭔가를 신청해야했다. 신청하고 나서 반려가 되고 그 다음날 퇴근하고 확인하고 해결을 또 시도중이다. 그렇게 핑퐁하다 보면 하루면 될 일이 며칠씩 늘어진다. 그렇게 일주일이 훌쩍가버린다.
다시 앉는 것도 그렇다. 평일엔 바빠서 며칠 못 본다. 주말에 하려는데 피곤해서 하루 쉰다. 그러고 다시 앉으면 "내가 뭐 하고 있었지"부터다. 일 자체보다 일로 돌아가는 게 더 힘들다. 사이드프로젝트의 정말 민낯이다.
사이드프로젝트는 보상 구조로 설계되어야한다.
여기서 알았다. 사이드 프로젝트는 의지로 버티는 게 아니다. 의지는 며칠이면 바닥난다.
계속하는 사람은 보상 구조를 가지고 있다. 큰 어려움에는 그걸 상쇄할 보상이 같이 있어야 한다. 증명하고 싶은 게 분명하거나, 배우는 게 손에 잡히거나, 작은 반응이라도 돌아오거나. 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냥 재미로 취미로 하는 사이드프로젝트는 그래서 멈추기 쉬운 것이다.
추가로 사이드프로젝트가 더 지속되기 위해서는 가장 강력한 구조는 비즈니스 구조(BM) 라고 생각한다. 결국 서비스를 만드는 프로젝트라면 서비스가 동작하면 멈출 이유가 없다. 사실 멈출 수도 없다. 그러니 단순히 만족하는 서비스 보다 실제로 시장에서 작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서비스를 만들기를 바란다. 그래야 더 오래 지속하고 그 과정에서 진짜 배움을 깨달을 수 있다. 그 이유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오늘도 시간을 조금 내어서 사이드 프로젝트를 반의 반발짝 앞으로 나아가게 해본다.
여튼,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보상이 설계되어 있지 않으면, 특히 사이드프로젝트는 멈추기 쉽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어떻게 계속하느냐. 나는 이렇게 답해주고싶다. 버틸 의지를 찾지 말고, 돌아올 보상을 설계하라. 그리고 좋은 사람과 함께한다면 그 시간이 즐거울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