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냐 · 주간 콘텐츠

PM의 서비스 분석 : Ditto AI 마케팅 편

셩PM · 2026-05-25
데이팅 서비스의 기본 공식 + 미국의 22살의 창업자들의 힙한 마케팅

지난 글에서 Ditto를 봤다. 글을 쓰는 동안 한 가지가 계속 걸렸다. 서비스만 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었다. Ditto는 제품도 잘 만들었지만, 그 옆에 따라붙은 마케팅이 제품 못지않게 잘 짜여 있다. 어떤 면에서는 마케팅이 더 인상적이다.

원래는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다른 AI 데이팅 서비스와 묶어서 요즘 데이팅 서비스의 마케팅 이라는주제로 글을 쓰려고 했다. 근데 Ditto만 따로 파다 보니 그것만으로도 한 편이 됐다. 이번 글은 Ditto의 지금까지의 마케팅을 모두 모아봤다.


본인이 가장 잘 아는 곳에서 시작한 마케팅

창업자 둘은 1학년을 마치고 자퇴했다. 이 사실이 타겟 유저, 마케팅의 방향을 결정했다.


서비스 채널부터 그렇다. Ditto는 앱이 아니다. iMessage(문자) 위에서 돌아간다. "데이팅 앱을 켜고 있는 모습"이라는 부담을 처음부터 제거한다. 다운로드, 회원가입, 푸시 알림 같은 마찰도 같이 사라진다. 친구한테 문자 보내는 결로 매칭이 들어온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iMessage를 카톡만큼이나 쓴다. 가장 많이 쓰는 유저의 툴 안에서 살짝 들어간것이다.


학교 이메일이 있어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매칭은 같은 학교 학생들끼리만 잡힌다. 콜드스타트 데이팅서비스의 가장 어려운 지점중 하나. Ditto는 전국 동시 출시 대신 캠퍼스 하나를 꽉 채우고 다음 캠퍼스로 가는 방식을 골랐다. 당근마켓이 떠올랐다. UCSD에서 시작해서 Berkeley, USC, UCLA, UC Davis로 옮겨갔다. 캠퍼스당 평균 1만 명정도 모이면 그 다음 학교를 개척하는 것 같다. 작은 풀이지만 그 안에서 매칭은 항상 가능하다. 심지어 일주일에 한번 매칭도 영리함.

https://www.okcu.edu/campus-life/student-organizations-activities/fraternity-and-sorority-life

첫 바이럴 채널은 캠퍼스. 이렇게만 나오면 캠퍼스 벽에 포스터를 붙인건가? 뭘 어떻게 한거야? 라는 궁금증이 생긴다. UCSD 출시 직후 Ditto는 "소로리티 단톡으로 바이럴됐다"고 본인들 공식 발표문에 썼다.

미국 대학에는 동아리 멤버들이 한 집에서 같이 사는 형태가 있다. 여자 집이 소로리티(sorority), 남자 집이 프래터니티(fraternity). 둘을 합쳐서 Greek life라고 한다. 정기 파티, 결속이 세다. 뭔가 미국 하이틴 영화에서 본거같기도 한 그것 맞다.


이 채널은 데이팅 앱 그로스에서 이미 전례가 있다. Tinder가 2012년에 정확히 이 채널로 시작했다. 공동창업자 Justin Mateen과 Sean Rad가 USC 출신이었고, USC 소로리티 파티에서 처음 300명을 깔았다. 입장 조건이 "Tinder 앱 다운로드"였다. 또 다른 공동창업자 Whitney Wolfe(나중에 Bumble을 만든)는 여러 대학의 소로리티들을 직접 돌며 가입을 시켰다. "여자가 들어오면 남자는 자동으로 따라온다"는 게 그때의 논리였다. 사실 Ditto는 그 플레이북을 그대로 가져왔다.


Attention, it's Ditto 디토스러운 마케팅을 시작했다.

1. 포스터 전략

UCSB 캠퍼스에 "Matthew cheated on me, here's proof." (매튜가 바람피웠다, 증거 있음)이런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QR 코드 한 개가 같이 박혀 있다. 안 찍어볼 수가 없다. 찍으면 Ditto 데이팅 사이트로 간다. (다른 버전도 많음)


"포스터가 너무 웃겨서 props를 줘야겠다 싶었고, 동료들도 '해봐 해봐' 그래서 일단 농담으로 가입했다."

농담으로 시작했는데 결국 사용자가 됐다. 진지함 0%로 호기심을 만들고, 호기심이 가입으로 이어진다.


2. Cybertruck 전략

Cybertruck 한 대를 Ditto 풀랩핑으로 캠퍼스에 주차. "저게 뭐지?" 한 번 찍게 만들면 절반은 성공.


3. 기존 데이팅 앱 도발

홈페이지 한 페이지에 묘비 두 개가 박혀 있다. Tinder 2012-2026, Bumble 2014-2026. 이미 죽은 회사처럼 추모하는 컨셉. 다른 페이지엔 상금 280만 원이 걸려 있다. Ditto 챗봇이 "Fuck Tinder"라는 문구를 말하게 만들면 상금을 가져간다. 정답 단서는 창업자 Allen Wang의 LinkedIn 포스트 안에 흩어져 있다.


여기서 한 줄. 그들은 힙합이다. 기존 판을 정면으로 디스하고, 도발하고 그걸 마케팅으로 활용한다. 미국인들은 원래 이렇게 하는 건가? 한국인인 나는 아직 적응이 안 된다.


280만 원은 시드 단계 스타트업이 페이드 광고에 일주일 쓰면 사라지는 돈. 금액 보다도 이런 마케팅을 할 기개가 대단하다. 그리고 이렇게 해도 되는건지 아직도 난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방법이 있구나. 그리고 이렇게 공격적이구나. 이 시장 들어가면 이런 플레이어들의 마케팅 방법을 보고 놀라지말고 다른 영리함으로 이걸 이겨내야겠구나 이런 생각.


모든 채널이 결국 In Real Life(IRL)로 향한다.

요트 파티 시리즈를 예로 들어보고 싶다.

2025년 10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첫 요트 파티를 열었다. 100명의 학생, 50커플을 매칭해서 요트 파티에 초대했다. Greek life와 공동 호스팅. 2026년에는 LA, NY, Boston 포함 전국 10개 도시 투어로 확장. 발렌타인데이 LA 파티가 그 시작이었다.

요트파티라는 상징성, 화제성, 그런 파티를 여는 서비스에서 누군가를 만났다라는 가치. 이게 서비스를 사용해야하는 또하나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social currency. 여기 끼고 싶을 것이다.


과정에서 요트 파티를 운영할 사람을 뽑는데, 채용공고 제목이 "Chief Yacht Officer". 연봉 약 2.1~2.8억 원 + 에쿼티. 채용공고가 KTVU 지역 뉴스를 탔다. 채용이 곧 PR이 됐다. (https://www.globenewswire.com/news-release/2026/02/03/3231154/0/en/Ditto-raises-9-2M-to-replace-swiping-with-real-dates-for-college-students.html)

비슷한 패턴이 또 있다. 2026년 4월, Allen Wang이 본인 고등학교 후배 둘 16세, 17세이 바이브 코딩으로 자기 고등학교용 Ditto 클론을 만들어서 학교에서 바이럴시키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Allen은 그 소식을 듣고 몇 시간 안에 Zoom 잡고, SF로 비행기 태우고, Airbnb 잡아주고, 합류시켰다. 이 acqui-hire 스토리는 Medium에 한 편의 글로 풀려 나왔다. 채용이 또 컨텐츠가 됐다.(https://medium.com/reflections-and-realities/ditto-built-an-ai-that-just-sends-you-on-dates-afb119bc5252)

여기에 하나 더. Allen Wang은 LinkedIn을 열심히 한다. 창업자 브랜드가 곧 회사 브랜드.

마케팅 액션 하나하나가 미디어 사이클을 만들도록 디자인됐다.


내가 얻은 것

마케팅을 다 보고 가장 크게 채널 하나하나가 본인들의 경험 공감안에 있다. iMessage, .edu, 소로리티 단톡, 가짜 가십 포스터, "기존 데이팅 앱 묘비" 젊은 창업가들이 그들의 경험안에서 풀어냈다. 그건 그들의 바이브. 그 감성을 이해하고 유저가 직접 되버린 것 그만큼 강력한건 없다.


마케팅 액션 하나하나가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도록 짜여 있다는 점. 요트 파티는 이벤트이자 콘텐츠고, 채용공고는 채용이자 PR이고, 창업자 회고는 회고이자 바이럴이다. 시드 단계 스타트업이 이렇게 효율적으로 마케팅을 굴리는 건 흔치 않다. 나도 발로 뛰는 마케팅을 했는데 난 그냥 내 시간 <-> 아웃풋 을 1:1로 교환했을 뿐이다. 사실 그 효율도 안나왔다. 하지만 적은 리소스로 적은 금액으로 이렇게 영리하게 해내는 어린 창업가들을 보고 반성했다. 뭔가를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하는 방법을 생각해보자. 더 효율적으로.


여기까지 보고 한 가지 질문이 남는다.

마케팅이 가입을 폭발시키는 단계는 충분히 봤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social currency도 충분히 공감하게 되었다. 매칭 품질이 그 가입을 받쳐주는지는 다음 단계에서 봐야 한다. 앞으로의 이 서비스의 성장을 눈여겨 보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