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잘 쓰는 사람들을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나도 잘하고 싶었고 한계에 봉착하고 나서는 잘 하는 사람들에게 배워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쓰는지, 어디에 쓰는지, 어떤 식으로 업무에 녹이는지. 그렇게 쫓아다니다 보니 어느 순간 이상한 걸 발견했다.
단순 스킬(정보 나열)이 아니라 기준이 있다. 단순 노하우가 아니라 관점을 가지고 있었다.
난 이걸 철학이라고 부른다. 철학은 어디서 오는 걸까. 처음부터 있었던 게 아닐 거다. 이론을 많이 아는 것도 아니다. 직접 해봤던 거다. 특히 업무에 적용해보고, 안 됐던 거고, 그러다 작은 성공을 수도 없이 반복했던 거다. 경험이 있다고 다 철학이 생기는 건 아니다.
대부분은 해내고 나서 내가 해냄!으로 끝낸다. 과정들이 스쳐 지나갔고, 다음으로 넘어간다. 그런데 철학이 있는 사람들은 순간을 짚어낸다. 왜 된건지 하고 들여다보고 분석해본다. 사실 그 전에 내가 뭘 알고 있어서 된 건지, 뭘 모르는데 운 좋게 된 건지. 그걸 구분하려고 한다. (실행에 뛰어드는 용기도 대단했다)
분석이 되면 언어가 생긴다. 언어가 생기면 전달할 수 있다. 전달할 수 있어야 진짜 철학이다. 나는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판단한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 그게 내가 만난 일잘러들의 공통점이었다.
많이 만나다보니 공통점이 발견되었다. 하나같이 겸손하다. 자기가 잘한다는 걸 잘 인지하지 못한다. 처음엔 그냥 성격인가 싶었는데, 이유가 있었다. 남들도 이 정도는 하겠지, 하고 자기 기준으로 세상을 보는 것. 그리고 항상 위를 본다는 것. 비교 대상이 위에 있으니 자연스럽게 자신이 작아 보이는 거다.
근데 그 겸손이 학습으로 이어진다. 위를 보니까 배울 게 보이고, 배울 게 보이니까 호기심이 생기고, 호기심이 생기니까 끝까지 해보게 되고, 해보니까 성공 경험이 쌓이고, 그걸 분석하니까 철학이 생기고, 철학이 생겨도 여전히 위를 보니까 또 겸손해진다.
근데 여기서 한 가지 더. 이 사람들의 기준치가 다르다. 남들이 이 정도면 됐지 하는 지점이 이 사람들한테는 시작점이다. 끝까지 해내는 게 습관이 된 사람들. 그게 쌓여서 경험이 되고, 경험이 쌓여서 철학이 된 거다.
AI 시대가 왔고, 이 사이클을 돌리는 사람들이 AI도 잘 쓰더라.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본인이 어떻게 사고하는지 파악하고 어떤 결과가 있고 어느정도의 레벨인지 판단하는 습관이 학습으로 이어지고 본인의 알고리즘을 아는 사람은 이를 활용해서 학습을 가속화 시키기 때문이다.
커리어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하나만 물어봤으면 좋겠다. 나는 내 성공을 설명할 수 있는가. 왜 됐는지 언어로 꺼낼 수 있는가? 하지만 한 번이라도 들여다본 사람과 그냥 넘어간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 달라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