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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네이티브 스터디 3편 : 잭도시의 Block

셩PM · 2026-04-30
오늘 이 회사를 새로 만든다면, 최소 몇 명이면 되는가?

5편에서 Lovable을 봤다. 처음부터 AI가 기본값인 조직. 6편에서 Anthropic을 봤다. 도구가 조직을 바꿨고, 그 과정을 기록한 조직.


세 번째는 Block이다. 이 회사의 CEO 잭 도시는 2025년 12월 연말 휴가 중에 AI 도구를 직접 써봤다. "이전과 다르다"를 체감했다. 2026년 1월 복귀 후, 리더들에게 질문 하나를 던졌다.

오늘 이 회사를 새로 만든다면, 최소 몇 명이면 되는가?

대부분의 CEO는 "AI를 어떻게 도입할까"를 묻는다. 잭 도시는 질문 자체가 달랐다. 기존 조직에 AI를 얹는 게 아니라, AI가 있는 세상에서 처음부터 다시 만든다면? 이 질문부터 시작된것이다.


잭도시는 누구인가?

Jack Dorsey. Twitter를 만들고, Square를 만들었다.

이 사람의 원칙은 하나의 문장으로 요약된다. "복잡한 걸 단순하게 만드는 게 진짜 복잡한 일이다. 하지만 그래야 한다. 한 사람을 위한 완벽한 경험을 만들 수 있으면, 그걸 70억 명에게 확장할 수 있다."


Twitter에서 한 번 쫓겨났다. "조직을 키울 줄 모른다". 돌아와서 두 상장 기업 CEO를 동시에 6년간 했다. Square는 잘 됐고 Twitter는 안 됐다. 2021년에 스스로 Twitter를 떠났다. 지금은 Block 하나에 집중하고 있다.


잭도시는 원칙이 서면 기다리지 않는다. Twitter 정치 광고 금지, 즉시 실행. 자산의 28%인 $1B(약 1.4조) 기부,즉시 실행. 그리고 2026년, 40% 감축, 3주 만에 실행. (출처: Fortune 2026.4 / Sequoia 팟캐스트 2026.4)


"오늘 이 회사를 새로 만든다면, 최소 몇 명이면 되는가?"로 어떤일이 생겼는가?

서비스를 100% 유지하는 데 최소 인원은? 규제를 준수하는 데 최소 인원은? 성장 약속을 이행하는 데 최소 인원은?
-> 40%. 10,000명에서 6,000명 미만으로. 영감에서 실행까지 3주.

왜 점진적으로 안 하고 한번에 했는가?
본인의 말: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몇 달에 걸쳐 점진적으로 줄이거나, 지금 솔직하게 행동하거나. 후자를 택했다. 반복적인 감축은 사기, 집중력, 신뢰를 파괴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회사가 늦었다. 1년 내 대다수가 같은 결론에 도달할 것이다."

"내가 결정했고, 내가 책임진다."
퇴직 패키지: 20주 급여 + 근속 1년당 1주 추가, 6개월 건강보험, $5,000(약 700만 원) 전환 지원금. 주가 발표 당일 24% 상승.

(출처: Newsweek 2026.2 / CNBC 2026.2)


Block에서 AI를 어떻게 쓰고 있는가?

재밌는 건 AI보다 조직 구조를 먼저 바꾼 게 더 효과가 컸다는 거다.


Square, Cash App, Afterpay가 각각 독립 사업부로 운영되고 있었다. 각 사업부마다 엔지니어, 디자이너, PM이 따로 있었다. 같은 회사인데 "다른 팀이라서 안 돼요"가 일상이었다. Square 엔지니어가 만든 코드를 Cash App에서 쓰고 싶어도, 사업부가 다르니까 미팅 잡고, 리더 승인받고, 로드맵 조율하고. 5편에서 배운 dependency drag가 여기서도 벌어지고 있었던 거다.


이걸 기능별 조직으로 통합했다. 엔지니어는 엔지니어끼리, 디자이너는 디자이너끼리. 어떤 제품이든 투입 가능하게. "다른 팀이라서 안 돼요"가 사라졌다. AI를 넣기 전에 벽부터 허문 거다. 이게 2024년에 완료됐다.


근데 이것만으로 끝이 아니다. 다른 팀은 사라졌지만 직군은 남아있다. 기획서 쓰면 디자이너한테 넘기고, 시안 나오면 개발자한테 넘기는 릴레이는 그대로다. 사업부 사이의 벽을 허문 건 1단계일 뿐이다. 직군 사이의 벽까지 없애는 게 2단계고, 그게 AI의 역할이다. 각자가 AI로 기획도 하고, 시안도 만들고, 코드도 쓸 수 있으면 다른 직군한테 넘길 필요가 없어진다. 4편에서 말한 "일의 풀스택"과 같은 방향이 되어야 결국 목표를 달성했다고 본다.

Block은 1단계는 완료했다. 2단계는 Goose를 통해 시작된 상태다. 시작됐지만 직군 경계가 실제로 사라지고 있다는 팩트를 다 찾아내지 못했다.


팀이 사라지고 그 위에 Goose(거위)라는 AI 에이전트를 얹었다. 18개월 전부터 내부에서 운영 중이다. 엔지니어 1인당 주 8~10시간을 절약하고 있고, 연말까지 전사 수동 작업의 25%를 줄이는 게 목표다.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이건 한번 써봐야 알 것 같다. 오픈소스라니 한번 확인해볼 예정


AI 도입을 이끈 방식도 다르다. 잭 도시 본인이 매일 Goose를 쓰고, 경영진 전원이 매일 쓴다. 아티클 읽고 팀한테 시키는 게 아니라 직접 쓰고 직접 느끼고 그 다음에 팀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Anthropic에서 Claude Code가 알아서 퍼진 것과 비교하면, Block은 리더가 먼저 쓰고 위에서 이끈 거다.(출처: Fortune 2026.3 / Sequoia Training Data 2025.9)



잭 도시가 말하는 일자리의 방향

감축 한 달 뒤, Sequoia의 Roelof Botha와 "From Hierarchy to Intelligence"라는 매니페스토를 발표했다. 2000년 역사를 끌어와서 "왜 조직에 계층이 있었고, 왜 이제 필요 없는가"를 논증한 글이다. (출처: block.xyz/inside/from-hierarchy-to-intelligence)


핵심 논리는 이렇다. 로마군 시절부터 지금까지, 조직에 계층이 있었던 이유는 하나다. 정보를 전달할 수단이 사람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 관리할 수 있는 인원은 3~8명이다. 그래서 8명에 리더 1명, 80명에 중간 리더, 5,000명에 사령관, 이런 식으로 계층이 쌓인 거다. 중간관리자는 아래에서 올라오는 정보를 정리해서 위에 전달하고, 위에서 내려오는 결정을 아래에 전달하기 위해 존재했다.


스포티파이, 자포스, 밸브 같은 회사들이 이 계층을 없애려고 시도했지만 전부 스케일에서 실패했다. 왜? 계층을 대체할 정보 전달 수단이 없었으니까. 결국 다시 계층으로 돌아갔다.


잭 도시의 주장: 이제 AI가 그 수단이 됐다. AI가 회사 전체에서 뭐가 만들어지고 있고, 어디가 막혀있고, 리소스가 어디에 배치되어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전달할 수 있다. 중간관리자가 하던 일을 AI가 하면, 중간관리자가 필요 없다. 택시 배차 시스템처럼 전체를 볼 수 있는 구조를 가져가고 AI가 그 역할을 하면 되는것이다.


"대부분의 회사는 AI를 코파일럿으로 쓴다. 기존 구조를 약간 더 잘 돌아가게 하는 것. 우리는 다른 걸 추구한다: 인텔리전스로 만들어진 회사."


사람의 역할을 3가지로 재정의했다.

IC(Individual Contributor)
깊은 전문가다. 결제, 대출, 데이터 모델 같은 특정 영역을 깊이 파는 사람. 기존에는 매니저가 "지금 팀에서 뭐가 벌어지고 있는지" 맥락을 알려줬는데, 이제는 AI가 그 맥락을 제공한다. 그래서 매니저한테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할 수 있다.

DRI(Directly Responsible Individual)
특정 문제를 소유하는 사람이다. 예를 들어 "이 고객 세그먼트의 이탈률이 높다"는 문제가 있으면, 한 사람이 90일간 이 문제를 소유한다. 데이터팀, 대출팀, 인터페이스팀 어디서든 필요한 리소스를 직접 당겨올 전권이 있다. 문제가 해결되면 다음 문제로 이동한다. 고정된 팀이 아니라 문제 중심으로 움직이는 거다.

Player-Coach
만들면서 동시에 사람을 키우는 사람이다. 기존 매니저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 기존 매니저는 하루 종일 미팅하고, 진행 상황 체크하고, 팀 간 우선순위 조율하는 게 일이었다. Player-Coach는 코드도 쓰고 모델도 만든다. 정보 전달은 AI가 하니까, 이 사람은 기술과 사람 성장에만 집중한다.


중간관리자 층이 없다. 잭 도시와 직원 사이의 계층이 현재 5단계인데, 올해 안에 2~3단계로 줄이겠다고 했다.


PM의 역할도 바뀐다.

보통 PM이 로드맵을 짜려면 데이터 보고, 유저 인터뷰하고, 경쟁사 분석하고, 팀이랑 논의하고, 리더십 설득한다. 이 과정에 몇 주가 걸린다. 그리고 그 가설이 맞는지는 만들어봐야 안다.


잭 도시가 말하는 건 이거다. 그 몇 주 동안 고객은 이미 행동으로 답을 주고 있다. Block은 매일 수백만 건의 거래 데이터를 본다. 식당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는 걸 AI가 실시간으로 감지하면, PM이 "다음 분기에 소상공인 대출 기능 만들까?"라고 가설 세우기 전에 AI가 이미 대출을 조합해서 제안할 수 있다. PM이 3개월 걸릴 걸 AI가 3일이면 하는 거다.

PM이 다음에 뭘 만들지 가설을 세우는 전통적 로드맵은 모든 회사의 궁극적 제약 요인이다.PM의 가설 수립 속도가 곧 회사의 속도 상한선이 된다는 뜻이다.


다만 이건 Block처럼 거래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핀테크에서 가능한 이야기다. 모든 회사에 적용되는 건 아니다. 특히 데이터 사이사이 맥락이 있는 서비스는 다를 수 있다.


5편에서 Lovable에 PM이 0명이라는 걸 봤다. Block도 같은 방향인데 이유가 다르다. Lovable은 엔지니어가 PM을 겸한다. Block은 AI가 PM의 가설 수립을 대체한다.


근데 현실은 어떤가? 팩트 체크. (이걸 진짜 열심히 찾아봤다)

비전은 들었다. 근데 실제로 어디까지 되고 있는가? 이게 중요하다.

되고 있는 것
사업부 벽 해체는 2024년에 완료됐다. 팩트. 잭 도시와 CFO 모두 확인했다. Goose는 18개월째 운영 중이다. 팩트. 엔지니어 1인당 주 8~10시간 절약도 팩트. 1인당 매출총이익이 2019년 $500K(약 7억)에서 2025년 $1M(약 14억)으로 올랐고, 2026년 목표는 $2M(약 28억)이다. 팩트. (출처: Fortune 2026.3 / Lenny's Podcast 2025.10 / Sequoia Training Data 2025.9)

안 되고 있는 것
현직/전직 직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AI가 생성한 코드 변경의 약 95%는 아직 사람이 수정해야 한다. 은행 업무나 자금 이동 같은 규제가 있는 영역에서는 AI가 아직 주도할 수 없다. IC, DRI, Player-Coach로의 전환이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는 정확한게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직원들의 체감은 다르다. "사기가 최악"이라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연속적이고 지속적인 해고로 느끼고 있다. 감축 5개월 전에 Jay-Z를 초청한 전 직원 행사에 $68M(약 952억)을 쓴 것도 비판받고 있다. 952억짜리 파티를 하고 5개월 뒤에 40%를 자르는 게 신뢰를 만들기는 어렵다. 감축 6주 후에는 시니어 엔지니어의 위협으로 최소 4명을 재고용했다. 잭 도시 본인도 "계산 실수가 있었냐? 있었다"고 인정했다.(출처: The Guardian 2026.3 / Fortune 2026.4 / Wired 2026.2)

본인도 이렇게 썼다: "초기 단계다. 어려울 것이고, 작동하기 전에 부서지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비전이 가장 크지만, 현실과의 격차도 가장 크다. "이렇게 될 것이다"를 발표한 거지, "이렇게 됐다"는 아직 아닌 상황.


세 회사를 비교하면

세 회사의 시작 질문이 전부 다르다.

Lovable은 질문을 안 했다. 처음부터 최소 인원으로 시작했으니까. 35명으로 $80M(약 1,120억)을 만드는 조직이 "최소 몇 명이면 되는가"를 물을 필요가 없다. 이미 최소이니까.

Anthropic은 "우리가 AI를 쓰면 뭐가 바뀌는가?"를 물었다. 관찰의 질문. 먼저 변화를 겪고, 기록하고, 공개했다. 132명 서베이, 53명 인터뷰.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같이 보여줬다.

Block은 "처음부터 다시 만들면 몇 명이면 되는가?"를 물었다. 리셋의 질문. 기존 조직을 전제하지 않았다. 그래서 답도 가장 극단적이었다. 40%.


같은 방향인데, 질문이 다르니까 답이 달라진 거다.

그리고 없어진것도 다르다. Lovable에서는 AI가 PM이라는 "역할"을 없앴다. 근데 엔지니어는 더 많이 코딩한다. Anthropic에서는 엔지니어의 코딩 자체가 AI로 대체되고 있다. 코드의 과반을 AI가 쓴다. Block에서는 중간관리자라는 "계층 자체"를 없애겠다고 한다. 역할, 기술, 계층. 없어지는 것의 크기가 다르다.


단순하게 만드는 건 좋다. 근데 단순하게 만드는 과정 자체가 단순하면 안 된다. 복잡한 걸 충분히 이해한 다음에 줄여야 단순화다. 이해하기 전에 잘라버리면 그건 단순화가 아니라 절단이다. 잭 도시의 3주가 단순화였는지 절단이었는지는 시간이 지나고 결과를 봐야하는 때이다.


공부하면서 든 생각

잭 도시의 질문이 계속 머리에 남는다. "오늘 이 회사를 새로 만든다면, 최소 몇 명이면 되는가?" 기존 조직을 전제하지 않고, 끊어내고 생각하는 것. 이건 도움이 된다. 기존 구조 위에서 고민하면 이 프로세스는 이유가 있어 같은 제약에 갇힌다. 한 번쯤은 백지에서 다시 그려볼 필요가 있다.


근데 그림을 다시 그리는 건 종이 위에서 하는 거고, 실행은 사람이 하는 거다. 사람이 하는 일에는 사람들의 협조가 필요하다. 반복되는 실수가 사람들을 요동치게 만든다. 방향이 맞아도 사람이 흔들리면 실행이 어려워질 수 있는 것이다.


"복잡한 걸 단순하게 만드는 게 진짜 복잡한 일이다." 판단은 명확하게, 실행도 빠르게 할 수 있다. 근데 그 사이에 충분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단순하게 만드는 과정 자체가 단순하면 안 된다. 3주 만에 40%를 자른 건 빠른 실행이었을 수도 있고, 충분하지 않은 고민이었을 수도 있다. 아직 아무도 모른다.


그럼에도, 전환의 시점에는 극단적인 질문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점진적으로 나아가는 게 안정감이 있을 수 있지만, 지금 세상은 급진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러면 내 질문도 거기에 맞춰야 한다. 마찰은 필수 불가결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오늘 이 팀을 새로 만든다면, 최소 몇 명이면 되는가?" 이 질문 자체는 리스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