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냐 · 주간 콘텐츠

AI 네이티브 스터디 2편 : Antropic 분석

셩PM · 2026-04-28
선택이 아닌 찾아온 변화를 맞이한 조직

5편에서 Lovable을 봤다. 35명이 PM 없이 약 1,120억을 만드는 조직. 빠르고, 가볍고, 처음부터 AI가 기본값인 조직이었다.

두 번째 AI 네이티브 팀을 스터디하기 위해 선택한 곳은 내가 매일 사용하는 Claude Code의 본체, Anthropic이다.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AI 모델을 만드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 당연히 태생부터 AI 네이티브일 거라고 생각했다.


왜 AI 네이티브가 아니었는가?

AI를 만드는 것과 AI로 일하는 것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Anthropic 엔지니어들이 하던 일은 Claude라는 모델을 훈련시키고, 안전하게 만들고, 평가하는 것이었다. 이건 AI를 연구하고 만드는 것이지, AI를 도구로 쓰는 일이 아니라고 한다. 여기서 놀랐고 이해했다.

Claude를 훈련시키는 코드는 Python으로 직접 작성하고, 인프라를 직접 구축하며 만들고 있는 AI를 자기 업무에 쓰지 않았었다.


AI네이티브의 시작점을 보자.

Anthropic 안에서는 자기 제품을 직접 쓰는 걸 “ant-fooding”이라고 부른다.

엔지니어가 재미로 만든 도구가 있었다. 지금 듣고 있는 음악을 Claude가 터미널에서 알려주는 장난감 같은 거. 근데 이걸 컴퓨터 파일에 접근할 수 있게 해봤더니, 코드를 읽고, 고치고, 만들어주기 시작했다.

따로 홍보한 것도 아닌데 사내에서 퍼졌다. 첫째 날 엔지니어 20%가 썼고, 5일 만에 절반이 쓰고 있었다. 지금은 80% 이상이 매일 쓴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화면에 이 도구가 떠있는 걸 봤다. “너 왜 이걸 쓰고 있어?” 물었더니 “쿼리 대신 돌려준다”고. 엔지니어용으로 만든 건데 비개발자가 알아서 갖다 쓰고 있었다. 이게 지금의 Claude Code다.

위에서 “이거 써라” 하고 내려보낸 게 아니다. 좋으니까 알아서 퍼진 거다.

(출처: Pragmatic Engineer / How Claude Code is Built, 2025.9)


그래서 뭐가 달라졌는가?

보안팀 엔지니어가 Claude Code를 쓰다가 프론트엔드 시각화를 직접 만들었다. 연구팀이 데이터 대시보드를 직접 빌드했다. 도구가 생기니까 부탁할 이유가 없어졌고, 부탁없이 바로 내가 하면 되니까 빨라졌다. 2026년 기준, 내부 코드의 과반을 Claude Code가 작성한다. (출처: Anthropic 내부 연구 2025.12)


변화에서 오는 불안함은 이곳도 마찬가지였다.

여기서부터 Lovable과 완전히 다른 모습이 보였다.

2025년 12월, Anthropic은 자기 회사 엔지니어 132명을 서베이하고, 53명을 심층 인터뷰해서 보고서를 냈다. 좋은 것만 넣지 않았다는 것이다. 불안함은 크게 3개로 형상화 할 수 있다.

(출처: Anthropic / How AI Is Transforming Work at Anthropic, 2025.12)


스킬이 약해지고 있다.

“예전에는 직접 디버깅하면서 시스템 전체를 이해하게 됐다. 문서 읽고, 코드 읽고, 직접적으로는 쓸모없는 것들을 읽으면서 전체 그림이 머릿속에 생겼다. 그 과정이 사라지고 있다.”

한 엔지니어가 구글 맵에 비유했다. “처음에는 모르는 길에만 썼다. 그 다음엔 대충 아는 길에도 쓰기 시작했다. 지금은 매일 출퇴근길에도 쓴다.” 구글 맵 없이 운전하면 길을 못 찾는 사람이 됐듯이, Claude 없이 코딩하면 코딩을 못 하는 엔지니어가 될 수 있다는 거다.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

“나한테는 시대의 끝이다. 25년 동안 프로그래밍을 해왔고, 그 기술에서 느끼는 유능함이 내 직업적 만족의 핵심이었다.”

“내 일의 70% 이상이 코드를 직접 쓰는 게 아니라, AI가 쓴 코드를 리뷰하고 수정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매일 출근해서 내 직업을 없애는 일을 하고 있는 기분이다.”


사람과의 관계가 바뀌고 있다.

“주니어들이 나한테 질문을 잘 안 한다.”

“’Claude한테 물어봤어?’가 자동 응답이 되는 게 솔직히 싫다.” 질문을 AI한테 하면 답은 더 빠르게 온다. 그런데 그 질문을 선배한테 하는 과정 자체가 조직 내 관계를 만들고, 맥락을 전달하고, 판단력을 키우는 과정이었다. 그게 사라지고 있다.


Lovable과 뭐가 다른가?

Lovable에 불안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구조가 바뀌면서 오는 두려움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처음부터 AI네이티브 구조로 시작했기 때문에.

Anthropic은 다르다. 기존에 코드를 직접 쓰던 사람들이, 지금 자기 일하는 방식이 바뀌고 있는 걸 체감하고 있다.


그래서 Anthropic은 이 불안을 어떻게 다루는가?

CEO Dario Amodei는 시간의 40%를 “Anthropic의 문화가 좋은지 확인하는 데” 쓴다.

Slack에 2,000단어짜리 에세이를 쓴다. 에세이가 올라오면 직원들이 에세이 길이로 반론을 달고, 그게 회사 전체 토론이 된다.


노트북 채널이라는 게 있다.

모든 리더가 Slack에 개인 “노트북” 채널을 갖고 있다. 매주 목표, 제품 방향, 고민을 쓴다. 회사 누구나 구독할 수 있고, 누구나 반론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솔직함이라는 키워드를 꼭 언급하고 싶다. 어떤 직원이 전체 미팅에서 CEO의 발언이 불편했다고 노트북 채널에 공개적으로 썼다. 거기서 회사 전체가 보는 곳에서 토론이 벌어졌다. 리더십에게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도전하는 게 장려된다. 그게 신뢰를 만든다.라는 문화도 엿볼 수 있다.


노트북은 결론이 아니라 사고 과정을 공개하는 거다. 리더가 매주 뭘 고민하는지 따라가다 보면, 결론이 나왔을 때 이미 맥락이 공유되어 있다. 결론을 공유하는게 아니라, 사고 과정을 따라가는 것. 같은 방향을 보게한다.


공부하면서 든 생각

Lovable을 보면서는 경쾌했다. 빠르고, 스마트하고, 영한 조직. Anthropic을 보면서는 다른 감정이 들었다. 복잡한 이해관계, 불안감 속 성장, 스케일은 커지는데 세상은 계속 바뀌고. 이게 진짜 비즈니스 같았다. 같은 AI 선두 그룹인데 성공의 모습이 완전히 다르다. 비교해서 보니까 명확하게 보였다.

AI 네이티브는 도구의 문제가 아니라 마인드셋의 문제다. 기존 경험은 유지하되, 일하는 방식은 리셋해야 한다. 그리고 그 리셋을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이 불안감이라는 걸 Anthropic이 보여줬다. 나는 솔직히 Lovable 의 방식에 한표를 던진다. 새 세상에서는 새 판 위에서 도전하는게 높은 타율의 성공을 만드는 빠른 방법이라는 나의 비즈니스 철학.

하지만 대부분의 기존 조직은 Lovable보다 Anthropic에 가깝다. 변화가 찾아온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다. 기존 조직에는 와 닿는 예시이고 참고하기 좋은 형상으로 보여진다.


노트북 채널이 특히 인상 깊었다. 이전 회사 대표님이 “출근길에”라는 아티클을 꾸준히 쓰셨다. 어떤 날은 이해가 됐고, 어떤 날은 안 됐다. 근데 계속 읽다 보니 대표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됐고, 새로운 도전이 왔을 때 나도 모르게 마인드셋이 준비되어 있었던 적이 있다. CEO의 Slack 에세이도 같은 구조다. 이건 꼭 대기업이 아니어도 쓸 수 있다. 오히려 매일 같이 일하지 않는 사이드 프로젝트나 비동기 환경에서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솔직한 문화에 대해서는 하나 걸린다. 솔직함에는 선이 있다. 솔직함을 가장한 잘못된 태도가 있고, 솔직하되 존중하는 태도가 있다. 그 선을 잘 타야 한다. Anthropic이 어떻게 내부 문화에서 솔직함이 적용되는지 어느정도의 비즈니스 애티튜드를 유지하는지 들어보고 경험해보고 싶었다.


하나의 성공 사례를 일반화해서 “이게 정답이다”라고 말하는 건 편향이다. 공부는 다르게 성공한 것들을 비교해서 보고, 내 상황에 맞는 걸 뽑아내는 것 그게 내가 속 시원하게 뭔가 알아내는 방법이다.

다음 편에서는 잭도시라는 인물을 공부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