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서 정말 많이 들었다. 어느 날 갑자기 몸에 이상 신호가 왔다는 이야기, 병원에서 예상치 못한 진단을 받았다는 이야기. 정말 정말 많이.
그게 100% 일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분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업무에 되게 진심이었고, 업무 시간이 절대적으로 길었다.
그리고 이런 분들이 아프고 난 뒤에 직업관이 달라지면서, 커리어 고민을 많이 하신다.
최선을 다한다고 최고의 결과가 오는 건 아니다
직장생활이든 사업이든, 내가 최선을 다할 수는 있다. 하지만 최고의 결과가 나올 거라는 보장은 없다. 이게 완벽하게 등가교환이 되는 게 아니니까.
근데 거기에 목매게 되면,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것들까지 끌어안게 된다. 감정적으로 무너지기도 하고, 원인 모를 병이 올 수도 있다.
나도 솔직히 많이 아팠다.
내 몸의 신호를 안다는 건, 그만큼 아파봤다는 뜻이다
나는 지금도 스트레스성 면역 약화로 뭔가 조금씩 아파오려는 걸 안다. 내 몸이 어디서부터 무너지는지도 안다.
기관지가 가장 먼저 문제가 생긴다. 원인 모를 기침을 하게 되고, 귀에 이상이 오기도 한다. 체력적으로 힘들어지거나 컨디션이 안 되면 편두통이 온다. 양 사이드로, 심하게. 그걸 방치하면 점점 몸 아래로 내려간다.
내가 이렇게 자세히 아는 건, 내가 많이 아파봤기 때문이다.
운동을 취미라고 하기엔 과하다. 살려고 하는 거니까.
나는 회사 다닐 때 아침에 운동하는 것 말고 딱히 대단한 취미가 없다. 근데 그 운동을 취미라고 말하기엔 좀 과한 것 같다. 살려고 하는 거니까.
아프고 나면 직업관이 달라진다.
주변에서 크게 아팠던 분들을 보면, 그 이후에 일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여기까지만 해야겠다라는 마음이 생기기도 하고, 어쩌몀 내가 왜 이렇게까지 했을까를 돌아보기도 한다.
근데 그게 깔끔하게 정리가 되는 게 아니다. 예전처럼 건강 때문에 무리는 못 하겠는데, 또 열심히 하고 싶고, 잘하고 싶고, 시간도 쏟고 싶은데, 또 건강이 걱정되고. 이 무한루프를 돌게 된다.
이 루프 안에서 커리어 고민이 깊어지는 분들을 정말 많이 봤다.
이럴 때 나는 두 가지 이야기를 한다.
첫 번째, 커리어 안에 인생이 있는 게 아니라, 인생 안에 커리어가 일부를 차지하는 거라고. 우선순위로 봤을 때 어떤 게 더 위에 있느냐고.
두 번째, 그 인생을 가장 단단하게 지탱해주는 근본적인 끝에는 건강이 있다고. 건강 빼고 일하는 게 무슨 소용이냐고.
내 가치관은 그렇다. 내가 생각하는 삶은 그렇다.
오래 할 수 있는 상황인가
나만의 기준을 만들고, 그 틀 안에서 가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조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늘 잘 태워서 확 올라가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걸 지속하는 힘이 결국 내 커리어를 만드는 힘이 된다. 한 번 불꽃처럼 타오르는 게 아니라, 오래 꾸준히 할 수 있는 것. 그게 진짜 경쟁력이다.
지금 내가 이 속도로, 이 강도로 오래 할 수 있는 상황인가. 그걸 한 번쯤 스스로에게 물어봤으면 좋겠다.물론 나도 잘 조절하지 못한다.
내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원인 모를 기침이, 계속되는 두통이, 만성 피로가 단순한 컨디션 난조가 아닐 수 있다.
일은 계속할 수 있다. 하지만 건강은 한 번 무너지면 되돌리는 데 훨씬 오래 걸린다.